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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글 자 막 : 조 은 아 빠
(seaolove@naver.com)

 

남극

 

지구상에서 가장 춥고
바람이 많이 부는 곳입니다

 

일 년 중 반은
완전히 어둠에 잠기죠

 

해돋이 자체가 없습니다

 

대부분 지역에는
생명체가 살지 않습니다

 

하지만 봄이 오면 바뀝니다

 

"스티브"를 소개합니다

 

키 60cm, 몸무게 7kg의
자유분방한 아델리펭귄입니다

 

어른이 되는 다섯 살이라

 

앞으로 몇 달 동안
여러 장애물에 직면할 겁니다

 

허나 걱정할 건 없죠

 

스티브는 장애물이
낯설지 않거든요

 

디즈니 네이처 제작
'펭 귄'

 

스티브는 전에도 왔었지만

 

작년까지만 해도
무임승객처럼 다녔습니다

 

하지만 이젠 십대가 아니죠

 

올해엔
어른들 세계에 동참합니다

 

어떤 세계인지는
알 턱이 없지만요

 

지각했다는 건 압니다

 

다른 경험 많은 수컷들은
한참 앞서 있습니다

 

약 160km의 연례 여정에선

 

바다와 얼음을 가로지르면 나오는
거친 해안이 종착지입니다

 

암컷들보다 먼저 집으로 가서

 

짝짓기 터를 닦으려는 것이죠

 

그 수가 수백만에 이릅니다

 

아델리펭귄들은
남빙양에서 겨울을 납니다

 

이제 봄이 왔으니
마른 땅을 찾습니다

 

마른 땅에서만
가정을 꾸릴 수 있기 때문이죠

 

아무런 땅으로
가는 건 아닙니다

 

태어난 곳으로 돌아갑니다

 

이들이 할 일은
가정을 꾸릴 터전을 마련하고

 

새끼들을 키운 뒤 겨울이 오기 전
바다로 돌아가는 겁니다

 

일찍 출발할수록 좋은
지난한 극지 여정입니다

 

그런데 스티브는
꼴찌로 가고 있습니다

 

잠깐만, 뭐야?

 

이런

 

이거 잘못 왔는걸

 

황제펭귄이잖아?

 

완전히 다른 펭귄이야

 

이봐, 나만한 크기의 펭귄
50만 마리가 있는 거 못 봤어?

 

나만한 체구거든

 

못 봤어?

 

알았어

 

장애물이다, 넘어야지

 

성공!

 

이봐, 혹시...

 

무슨 뜻인지 모르겠네

 

이쪽 다른 펭귄에게
물어봐야겠다

 

뭘 묻지도 못하나...

 

잠깐만, 우리 아는 사이인가?

 

난 스티브라고...

 

알았어

 

야, 일어나 봐
너 혹시...

 

물어보지도 못하나

 

그만해

 

그만하라니까

 

나 방금
애한테 맞은 거지?

 

뜻대로 안 되네

 

제발, 도와줘요

 

그래, 몸이 찌뿌둥하네
여기서 정신줄 놓으면 안 돼

 

미치겠다, 미치겠다
미치겠다, 미치겠다, 와

 

난 멀쩡해, 그럼

 

이건 꿈일 뿐이야

 

아, 저기들 있다
이봐, 기다려

 

기다려 봐!

 

마침내 스티브는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대도시입니다

 

초짜에게는 적응이 쉽지 않죠

 

모두 막 도착했는데요

 

얼음이 없는 땅을 놓고
치열하게 싸웁니다

 

스티브 같은 신참은

 

잘 보고 다녀야죠

 

맨 먼저 할 일은

 

근사하고 조용한
둥지 터를 마련하는 거죠

 

여기에서 태어났지만

 

스티브는 자기 땅을 마련하고
차지한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좋은 터를 찾는 게
뭐 어렵겠어요? 안 그래요?

 

안녕, 다들 방가워요

 

여긴 처음이거든요
괜찮은 둥지 터를 찾으려고요

 

그러니 그런 곳을
알고 있으면...

 

물지는 말아 주세요
감사해요

 

나이 많고 노련한 수컷들이

 

이미 좋은 둥지 터를
오래전부터 차지해 왔습니다

 

목숨을 걸고
그 자리를 지키려 할 테죠

 

침착! 당황은 금물

 

당황은 금물

 

알았어요, 미안해요

 

그것도 참 치열하네

 

좋아, 다음 과제다

 

아델리펭귄에게는 눈 없는 땅보다
중요한 게 딱 한 가지가 있었으니

 

바로 돌이죠

 

사실, 달리 모을 만한 것도 없죠

 

돌을 이용해
둥지를 짓습니다

 

둥지는 지면보다
살짝 높게 만들어서

 

알이 차가운 눈에
직접 닿지 않게 합니다

 

스티브가
돌을 모으러 나섰을 무렵엔

 

대부분 이미 다 가져갔죠

 

지체된 걸 만회하려면
두 배로 더 열심히 뛰어야죠

 

보람이 있습니다

 

작지만 꽤 근사한 둥지가
생깁니다

 

너무 근사한가요?

 

동네 입주를 환영해요

 

고마워요

 

이상하네
오히려 줄었어

 

모르겠다

 

잠깐만, 하나, 둘
셋, 넷, 다섯

 

야!

 

하나, 둘, 셋...

 

다섯

 

뭐?

 

그냥 내가...

 

더 가져가진...

 

그래도, 안 돼

 

어떻게 한다?

 

동네가 왜 이래?
이웃이 아니라 도둑들이네

 

뭐야!

 

안 되겠다, 침착해
말려들지 말자

 

둥지를 빨리 마무리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바다 얼음 위에서는

 

또 다른 수십만 마리 펭귄들이
이쪽으로 오고 있으니까요

 

수컷보다 몇 주 늦게

 

암컷들도 돌아오는 중입니다

 

암컷들도 수컷들처럼
겨우내내 바다에 있었죠

 

귀향 행렬의
두 번째 물결을 이룹니다

 

서식지에 도착하면

 

둥지가 잘 마련됐는지
확인부터 할 겁니다

 

아델리펭귄은 해마다
똑같은 둥지 터를 찾으며

 

이전의 짝이 있길 기대하죠

 

수컷들이 격하게 반깁니다

 

'자기야, 고향에 잘 왔어'

 

목청이 좋은 수컷보다
더 매력적인 것도 없죠

 

그래서 스티브도
목이 터져라 소리를 냅니다

 

네, 여성분들

 

영업 개시합니다

 

저 둘 좀 봐
좋아서 죽네

 

누군 좋겠어

 

저기 하나 온다

 

날 보는 건가?

 

날 보고 있어

 

세상에나, 세상에나

 

이쪽으로 온다

 

안녕하세요
스티브라고 합니다

 

그냥 지나가네

 

가장 구슬픈 노래가
가장 아름다울 때가 있죠

 

스티브에게는
운이 안 따르나 봅니다

 

잠깐만

 

안녕, 난 스티브예요

 

스티브, 애들린을 소개할게요

 

멋진 구애 의식 이상의
의미가 있는 장면입니다

 

스티브와 애들린은 처음 나누는
이런 친밀한 순간을 통해

 

서로의 목소리를 새겨두죠

 

이러고 나면

 

다른 펭귄들이 아무리 많아도
거기서 서로를 찾을 수 있습니다

 

언제라도요

 

네, 좋아요

 

어른이 되는 시작이
순조로운 듯합니다

 

연애도 하고 구애도 하고

 

이런 기세를 살려 애들린에게
확실한 도장을 찍어야죠

 

돌이 중요하죠

 

그래, 돌도 몇 가지 주면서
고르게 하는 게 낫겠군

 

내가 매력 있다고 여길까?

 

돌을 모아서

 

점수를 좀 따야지

 

가정도 이루고!

 

나무로 성채를 짓자

 

애들린의 체취는 정말 최고야

 

난 운동 좀 해야겠다

 

자, 이것도 봐

 

맘에 들어? 별로야?

 

알았어, 그래
알았다고

 

또 나가 보자

 

적절한 돌들이 있어야
장차 태어날 새끼를

 

냉기에서 보호할 수 있죠

 

노력만큼은 A 학점입니다

 

물리학은 D지만요

 

괜찮아요
애들린은 인내심이 많죠

 

결국엔 성공할 겁니다

 

번식지에서만 지낸 지
한 달이 넘어서

 

스티브는 좀 쉬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싶어 합니다

 

늦은 봄이 되면
바다 얼음이 깨지기 시작합니다

 

신바람나는 헤엄을 치기에는
안성맞춤이죠

 

물 속에서 몇 시간만 지내면
피로감이 쫙 풀립니다

 

그런 뒤에 일상 속으로
돌아가면 됩니다

 

봄방학 개념이죠

 

훨씬 더 춥지만요

 

마침내, 평온을 되찾았...

 

앗, 깜짝이야!

 

하루 종일 다른 펭귄들
수천 마리에 둘러 싸여 지내다 보면

 

홀로 있는 게 그립죠

 

그래서 스티브도 북적이지 않는
조용한 곳을 찾습니다

 

열심히 일하느라 몸에 붙은
때와 흙먼지를 씻어내는 겁니다

 

그런 뒤 혼자만의 시간을 만끽하죠

 

솔직히, 내가 고른 돌들도
꽤 괜찮았어

 

범고래입니다

 

빙산을 타고 슝슝

 

신난다

 

아델리펭귄보다
2백배 더 무거운 이들은

 

남극의 최상위 포식자입니다

 

이들이 다가오면
멀리 떨어지는 게 상책이죠

 

범고래도 얼음이 깨지기만을
기다렸습니다

 

이런 물길은 사냥터로 가는
최적의 통로가 됩니다

 

이들의 간식거리가 되고 싶은
펭귄은 없죠

 

이야! 정말 끝내주게 시원하다

 

이봐, 좋은 생각이 있거든

 

어디 있어?

 

왜들 저러지?

 

뻘쭘하네

 

그나저나 참 평화롭다

 

이래서 온다니까

 

날 수 있음 좋겠다

 

번식지에서는
애들린이 바쁜 나날을 보냅니다

 

소중한 두 알은

 

애들린과 스티브가 한 달 동안
최대한 따뜻하게 보온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남극에선
봄이 여름으로 넘어갈 무렵

 

바람이 크게 부니까요

 

활강 바람이라고 합니다

 

차가운 내륙에서 온난한 바다로
불어나오는 바람입니다

 

순식간에 시속 240km에
이르기도 하죠

 

태풍급 눈보라인 셈입니다

 

남극의 혹독한 여건에
익숙한 펭귄들에게도

 

이 바람을 불시에 만나면
고생합니다

 

아델리펭귄들은 어렵사리
번식지로 돌아갑니다

 

동료들과 떨어진 스티브는
얼마 안 가 길을 잃습니다

 

여기선 눈보라를
피할 곳이 없습니다

 

번식지에서도 모두가
몸을 잔뜩 웅크려야 합니다

 

알이 노출되지 않게 해야죠

 

체감 온도가
영하 40도에 이르니까요

 

눈보라는
모든 걸 뒤덮습니다

 

애들린과 알들까지도요

 

스티브를 다시는 못 볼
가능성도 있습니다

 

시작된 지 사흘 만에
바람이 잦아듭니다

 

애들린은 살아남았고

 

놀랍게도 알들도 무사합니다

 

하지만 스티브의 행방은
아직 모릅니다

 

애들린!

 

애들린!

 

스티브인가?
스티브!

 

두 펭귄의 유대감은
하루하루 깊어져만 갑니다

 

활강 바람은 아주 짧은

 

남극 여름의 도래를 알립니다

 

주변의 바다 얼음이
깨지기 시작하면

 

지구에서 가장 풍요로운 해역이
아래에서 나타납니다

 

남극을 둘러싼 남빙양은

 

잠깐이나마
수백만 동물을 불러들여

 

플랑크톤과 어류로 가득한
풍성한 수역을 즐기게 합니다

 

여기선 드문 풍요로운 시기죠

 

스티브와 다른 수컷들도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여름철 몇 주 동안
배부르게 먹으며 체중을 늘립니다

 

바다 얼음이 사라졌으니

 

바로 문 앞에
식료품 저장실이 생긴 셈입니다

 

곧 나올 배고픈 식구들이
반길 만합니다

 

애들린도 때를 잘 맞췄습니다

 

스티브는 동료들과
식사를 하고 오느라고

 

가장 중요한 순간을
못 볼 듯합니다

 

좋아, 침착하자

 

괜찮을 거야

 

둥지도 잘 지었고
짝짓기도 잘했고

 

이런, 미안합니다

 

낳은 알도 둥지에 있고

 

네, 미안해요

 

점심용 먹이도 챙겼고

 

다 잘될 거야

 

스티브는 시간을
잘 지키는 편은 아니지만

 

배불리 가져온 먹이는
그런 단점을 만회하고도 남습니다

 

이보다 때를 잘 맞추기도 힘들죠

 

애들린이 주는 먹이가
바닥나고 있었으니까요

 

이젠 애들린이 나가서
잡을 차례입니다

 

자리를 바꿉니다

 

스티브는 긴장하며
아버지 역할을 맡습니다

 

생애 처음으로 말이죠

 

뭘 하는 건진 모르겠지만

 

본능에 따라 새끼의 입에
토해낸 먹이를

 

넣어줍니다

 

이제부터 부부는 교대로
새끼들을 먹일 겁니다

 

다른 부부들에 비하면

 

육아가 좀 늦은 편이지만요

 

이웃들의 새끼들은
제법 컸습니다

 

양육은 이 시기에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풍경입니다

 

다른 동물들도 새끼를
키우는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남극 도둑갈매기도 아델리펭귄처럼
눈 없는 돌땅에 이끌려 왔습니다

 

이곳에 와서 새끼를 기르죠

 

짧고 풍요로운 여름철에요

 

하지만 새끼들 먹이를
구하는 부분에선

 

완전히 다른 면을 드러냅니다

 

스티브는
지금까지 배운 바에 의하면

 

새끼에게 토사물을 주고

 

새끼를 깔고 보온하는 게
자신의 의무란 걸 압니다

 

하지만 도둑갈매기는
극단적인 행위를 합니다

 

도둑갈매기는 펭귄의 천적이죠

 

부모의 시선을 돌려
알을 훔칩니다

 

스티브는 가족에게서
눈을 안 뗍니다

 

특히 두 번째 새끼가
부화한 마당이니까요

 

위협은 언제 어디서 닥칠지
모릅니다

 

새끼가 자라면서

 

처음 아빠가 된 스티브의
부담도 커지게 마련입니다

 

겨울이 오기 전에
새끼들의 몸무게를 늘려야 합니다

 

그래서 아델리펭귄들은
트인 바다까지 나가죠

 

이는 스티브가 평생 준비한
역할이기도 합니다

 

주어진 시간이 많진 않습니다

 

바다가 다시 얼면
바다로 나가는 길이 막히니까요

 

새끼들이 겨울에 살아남으려면

 

다음 한 달에 걸쳐
몸무게가 네 배로 늘어야 합니다

 

그렇기에 스티브는 애들린에게
먹이 벌이 실력을 입증해야 합니다

 

무럭무럭 자라게 할 때입니다

 

열심히 사냥하며
한 배 가득 물고기와 크릴 새우를 채워야죠

 

나갈 때마다
약 150km의 왕복길을 거칩니다

 

혼자선 할 수 없는 일이죠

 

부모가 함께 쉬지 않고 일해야
새끼들을 먹일 수 있습니다

 

아버지가 된 지
한 달이 지났는데요

 

스티브는 새끼들을 먹이려고
이 언덕길을 수도 없이 다녔습니다

 

새끼들은 이제 곁에서
돌보지 않아도 됩니다

 

이틀에 한 번 꼴로
새끼들을 찾아올 뿐이죠

 

그렇기에 짧은 만남은
무척 요란스러워 지기도 하죠

 

와서 먹어

 

와서 먹어

 

와서 먹어
이런, 이런

 

자, 번갈아 먹자

 

안 그래도 먹이기 힘든데

 

이웃 아이들까지 와서
달라고 보채면 더 정신없죠

 

그래서 스티브는
'먹이 따라오기' 놀이를 합니다

 

자기 새끼와 다른 아이들을
떼어놓는 좋은 방법이기도 하죠

 

얘들이 언제 이렇게 빨라졌대?

 

좋아
우리 잠깐 쉬었다 할까?

 

농담 아냐, 그만

 

왼쪽으로 간다!

 

이러지 마

 

실례합니다

 

실례합니다
도와줘요

 

좋아, 이래선 안 되겠다

 

가속 페달 밟아야지

 

애들린, 도와줘

 

애들린

 

한여름철

 

번식지엔
하루 24시간 햇볕이 듭니다

 

영하의 기온을 웃돌지만

 

남극에서는
아주 포근한 셈입니다

 

특히 솜털로 덮인
새끼들에게 더욱 그렇죠

 

어른들이 대부분
바다에 나간 터라

 

새끼들은 함께 모여
스스로를 방어합니다

 

도둑갈매기가
늘 위협을 하니까요

 

도둑갈매기는 두 마리가 협력해
가장 작고 약한 새끼를 노립니다

 

비교적 큰 새끼들도
함께 있기에

 

수적으로 우세합니다

 

하지만 어린 새끼들은
상대적으로 취약하죠

 

스티브와 애들린의 새끼들도
많이 어린 편에 속합니다

 

저런, 안 돼
안 돼

 

이봐

 

이봐, 그만둬!

 

내 애들한테서 떨어져

 

썩 꺼져

 

네 새끼들이나 잡아먹어

 

맙소사, 또 달라하네

 

알았어, 알았어
토사물 달라고? 자, 여기 있어

 

먹기 좋게 토했어

 

입맛 나게 토했네

 

자, 먹어

 

괜찮지, 아빠 토한 거?

 

저런, 맙소사

 

애들린
당신이 와봐야 할 듯해

 

난 애들 줄 먹이를
구하러 나갈게

 

난 최선을 다하고 있어

 

물고기가 잘 안 맞나?

 

엄마가 토해준 건 잘 먹던데

 

무슨 냄새지?

 

이런 세상에

 

스티브는 실수로
코끼리물범 서식지로 들어갔습니다

 

한창 짝짓기 철인데요

 

이들은 세계에서 가장 크고
냄새가 지독한 물범입니다

 

스티브가 알던 구애 의식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여기선 지금 모두가
짝을 찾고 있습니다

 

이런, 안 돼

 

안 돼, 난 아니라니까

 

안 돼, 저리 가
안 돼, 안 돼

 

내가 뭘 해야 하더라?

 

먹이, 새끼, 양육

 

그래, 가자

 

여름철이 끝날 무렵

 

스티브와 애들린은
먹이 활동에 전념합니다

 

새끼들이 겨울철에 떠나기 전
부지런히 몸집을 불려야 하기 때문이죠

 

새끼들은 혼자 지냅니다

 

그게 낫죠, 어릴 적부터 입던 솜털도
벗어내기 시작하니까요

 

그래서 가렵고 짜증이 나죠

 

일부에겐 새로운 패션 감각을
뽐낼 기회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동절기 털에서 탈피하는 건
도박을 하는 셈이기도 하죠

 

가을 무렵, 날씨는
다시 이들의 일상을 지배합니다

 

눈송이는
새끼들이 처음 보는 것이죠

 

아직은 그 위험성을 모릅니다

 

눈과 함께 올 추운 날씨를요

 

스티브와 애들린도
걱정이 커집니다

 

이 시기에는
새끼들이 많이 자란 터라

 

부모도 날씨로부터
새끼들을 지켜줄 수 없습니다

 

애들린은 새끼들 스스로
버텨야 하리라는 걸 압니다

 

가족을 두고 가는 건
스티브로서도 내키지 않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새끼들을 먹여야 하니까요

 

땅 위에서도 상황이 안 좋지만

 

가장 큰 위험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겨울이 문턱까지 왔습니다

 

바다 저 멀리에서는

 

물이 다시 얼어붙기 시작합니다

 

이런 변화에 대비해

 

스티브와 애들린은
새끼들을 준비케 한 것이죠

 

곧, 남극 대륙은

 

사방이 얼음으로 둘러싸이고

 

펭귄들이 바닷물에 나갈 수 없어
먹이를 구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무리 전체가
해안으로 이동하며

 

떠나기 전에
마지막 준비를 합니다

 

가장 먼저 할 일은
새끼들이 바닷물과 접하는 것이죠

 

새끼들은 지금까지
바위 지대에서만 살아 왔습니다

 

부모가 둥지를 지은 지역에서요

 

그래서 물과
접한 적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곧바로

 

생애 최대의 여정을 위해
준비에 나서야 합니다

 

트인 바다에서
헤엄 연습을 해야죠

 

이들에게 필요한 건
시범을 보일 든든한 어른 펭귄입니다

 

이런, 미안해요
실례, 실례할게요

 

애들린, 나한테 맡겨

 

잘 보고 배우렴

 

어서 들어와
여긴 안전하다니까!

 

그런데 아무래도 이번엔
구조대원이 있어야 할 듯하네

 

늘 명심해라
바닷물에 들어가서는

 

침착하게
당황하지 않는 게 중요하거든

 

알겠니?

 

애들아, 재미있다니까
정말이야

 

도움은 필요 없어

 

도와줘요

 

들어오면 생각만큼 차갑지 않아

 

그렇지

 

이런, 다 이런 법이지

 

모두 잘 봤지? 침착하게
당황하지 않으면 괜찮다니까

 

잘했다, 좋은 거 배웠네

 

좋은 거 배웠어

 

다행이다

 

다들 어딨니?

 

수영 강습 시간은 끝났습니다

 

이제는 눈 앞의 문제를 봐야죠

 

바람 때문에 얼음들이
해변으로 밀려와

 

해안이 완전히 봉쇄됐습니다

 

몇 시간 만에
이렇게 되기도 하죠

 

어른 펭귄들에게도
뜻하지 않은 사건입니다

 

대다수가 먹이 활동 중
부빙에 갇혔습니다

 

애들린도 말이죠

 

이러면 스티브가 혼자 나서서
아이들의 안전한 출발을 책임져야죠

 

그렇게 하는 것만도
벅찰 참인데

 

떠다니는 얼음 덩어리들이
바다로 가는 길을 막았습니다

 

새끼들이 극복해야 할
또 다른 종류의 낯선 환경입니다

 

헤치고 가느라
바쁜 새끼 펭귄들은

 

아래에 도사린 위험에 대해선
전혀 모릅니다

 

얼룩무늬물범 말이죠

 

얼음 덩어리들은 이 매복형 사냥꾼에게
완벽한 서식지를 제공합니다

 

바다까지만 나가면
새끼들은 안전할 겁니다

 

트인 바다에서는
얼룩무늬물범이 숨을 곳이 없으니까요

 

얼음이 클수록
새끼들에게는 더 안전합니다

 

자리가 남은 얼음을 찾는 게
쉽지 않지만요

 

물범은 초조하게 물장구를 치는
행위에 촉각을 곤두 세웁니다

 

그러니 당황하는 새끼 펭귄은
주된 먹잇감이 되죠

 

물범 두 마리가 하루 만에
펭귄 100여 마리를 사냥하기도 합니다

 

새끼들의 생사가 걸린 일임을
스티브는 잘 압니다

 

애들린은 널다란 얼음판을 건너
트인 바다까지 갔습니다

 

스티브는 거기까지 새끼들을
안전하게 데려가야 합니다

 

괜찮아, 애들아

 

아빠가 물범을 다룬 적이 있거든

 

정신 똑바로 차리고
나만 따라오렴

 

이거 꼭 명심해라
침착하고 당황은 금물

 

스티브는 애들린에게
무사히 건너갔습니다

 

이제 새끼들 차례입니다
스스로 건너와야 합니다

 

부모한테 무사히 오면

 

트인 바다에 나갈 수 있습니다

 

생애 최대의 시험대에 오릅니다

 

최선의 방법은
아빠가 한 대로 하는 것이죠

 

한 마리는 단단한 얼음까지
무사히 건너갑니다

 

하지만 다른 아이는
운이 따르지 않습니다

 

남은 희망은
죽은 척하는 겁니다

 

죽은 척 가만히 있으면

 

물범이 흥미를 잃을 수 있으니까요

 

효과가 있었습니다

 

트인 바다가 눈에 들어오고
새끼들은 위험에서 벗어납니다

 

아주 빠르게 자란 터라

 

부모가 해줄 수 있는 일은
이제 더 이상 없습니다

 

다른 펭귄들과 함께
북쪽으로 향할 겁니다

 

트인 바다는 이들에게
가장 행복하고 안전한 곳입니다

 

땅과 얼음이 준 시련을
모두 뒤로합니다

 

봄이 되면 돌아올 테지만요

 

앞으로 몇 주 동안

 

스티브와 애들린도 역시
북쪽으로 계속 나갈 테죠

 

하지만 결국엔
각자의 길을 가게 됩니다

 

남빙양에서 여섯 달 동안
각자의 삶을 이어갈 것입니다

 

별일이 없으면
다음 봄에 다시 만날 것입니다

 

스티브는 초보 아빠로서
주어진 일을 잘 완수했습니다

 

좋은 반려도 만났고

 

멋진 둥지도 지었으며

 

건강한 새끼 두 마리를
함께 키워냈습니다

 

누가 알겠습니까?

 

운이 조금만 따르면
내년에도 성공할 것입니다

 

많은 펭귄은 살아남지 못하기에
다음 봄을 보질 못합니다

 

남극의 겨울은
지구에서 가장 혹독합니다

 

겨울을 나려면
강인한 체력과

 

투지와

 

의지력도 필요하고

 

스티브가 지닌 장점도
좀 필요하겠죠

 

(촬영 후기가 이어집니다)

 

'연출
앨러스테어 포더길, 제프 윌슨'

 

이렇게 걸으면 돼?

 

맘에 들어?

 

미끄러진 거 아니지?

 

거기만 방한복 입은 거야?
추워 죽겠네

 

의상 담당!

 

이걸 보니 수수께끼가 풀렸어요

 

우리 장비가 늘
펭귄 배설물 범벅이거든요

 

'액션'이라고 해야지

 

됐어, 간다

 

10점 만점에 10점

 

펭귄 서식지가
어느 쪽에 있다고요?

 

이런, 망쳤네, 내 잘못이야

 

다시 가자고, 다시!

 

이보다 멋진 장면도 없을걸

 

좋아, 여기 가져왔어

 

날 찍지도 않네

 

좋아, 안 해, 더는 안 해

 

여기에 내려놔야겠다

 

좋아, 집으로 가자

 

먼저 갈게, 소피
오늘 모두 수고했어

 

호텔에 가서
뜨끈한 물에 푹 담가야지

 

여긴 진짜
하나도 안 보여요

 

냄새 지독하네요

 

이렇게 변장하고
펭귄들 틈에 섞이려고요

 

한 글 자 막 : 조 은 아 빠
(seaolov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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